Etihad Crew ;)/비행이야기 6

[아일랜드/더블린] 나의 마지막 이코노미 비행.

160712-14, DUB. 비지니스 클래스 트레이닝을 앞두고, 이코노미 크루로써의 마지막 비행. 대미는 바로 더블린 비행이었다. 보통 더블린 비행은 대부분이 아이리쉬 혹은 유러피안이기 때문에 비행 자체도 쉽고, 더블린 자체도 좋아해서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웬걸. 승객들이 다 타기 전엔 승객 프로파일을 알 수 없는 법. 이코노미 최고 사번이라 언제나 갤리였는데 그날따라 스페셜밀이 너무 많은 거다. 대한항공에서는 특별기내식이라 부르는데, 건강, 종교, 연령 등의 이유로 정규기내식을 드시지 못하는 승객을 위해 요청에 따라 제공된다. 이 스페셜밀을 신청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로 인디언이다... 그 날의 스페셜밀은 90개였다....... 그중에 반이 차일드밀...... 심지어 스..

알이탈리아 통역승무원에 관하여

인스타 타고 오신 분들은 알겠지만 나는 작년 6월부터 밀란엑스포 기간에는 밀란-상해 섹터, 그 후에는 로마-인천 섹터의 알이탈리아 비행을 매달 가고 있다. Etihad Guest Ambassador 라는 자격으로 ;) 간단히 말하자면 에티하드 유니폼을 입고 알이탈리아 비행기에서 통역을 한다. 아마 지금 알이탈리아에서 뽑으려는 통역승무원도 비슷한 업무를 할 것 같아 준비생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이 포스팅을 작성 중이다. (지금도 한국 가는 알이탈리아 비행기 안인 건 안 비밀ㅋㅋㅋㅋ) 먼저 앰배서더의 역할을 설명하자면, 우리 회사에서 나오는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assist, observe, support 이 세가지가 주 업무이고, 기내 한국어 방송과 승객 보딩을 돕는다. 우리는 알이탈리아의 안전 관련 ..

크루들이 좋았던 파리 비행.

150211-13, CDG. 내가 생각하는 에티하드의 가장 큰 단점은 미니멈크루로 비행한다는 것.그러니까 비행기 기종에따라 문이 8개 혹은 10개, 작은 비행기는 4개인데,그 도어를 담당하는 승무원으로만 비행하는 것이다.이 인원으로 수백명의 승객에게 서비스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주로 비행시간에 비해 서비스가 많거나 로드가 풀일 때 어디셔널 크루가 타곤 하는데,이 어디셔널 크루는 말그대로 additional 이라 미니멈크루와 달리 담당 구역도, 화장실도 없고 각종 안전장비를 체크할 필요도 없고,절대 갤리를 담당할 일도 없어서 어디셔널 포지션을 받으면 마음이 한결 가볍다. 이번 파리비행은 갈때는 로드가 반밖에 안되지만, 돌아올 땐 정말 풀풀풀이어서비지니스에도 이코노미에도 어디셔널 크루가 탔다.바로 직전 ..

외국항공사의 기내에서 난동부리는 손님 대처법

​ 비행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무렵, 방콕 비행. 그 비행의 유일한 중국어 스피커였던 나는 갑자기 부사무장의 부름을 받았다. 상황은 이러했다. 이 중국인 가족은 중국에서 여행사를 통해 아부다비-상해 비행을 예약했는데, 상해행 비행이 만석이라 그라운드에서 아부다비-방콕-상해 비행기로 변경해주었다. 영어가 잘 안되서 그냥 얼결에 일정 변경을 동의한건지 아니면 변경하면서 받을 수 있는 할인 바우처들과 혜택에 흔쾌히 승낙한 건지는 모르지만 어쨋든 막상 비행기를 타고보니 (체크인을 늦게 하는 바람에) 가족 4명이 다 떨어져 앉게 되었다. 상해로 바로 가는 비행기도 못 탔는데 심지어 자리까지 떨어트려놓았다며 컴플레인. 방콕 비행은 항상 만석이라 타이 부사무장이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해 겨우 자리를 만들어주었다. 그런..

베트남에서의 병가, 데드헤딩으로 돌아오다.

150119-21, SGN. 원래는 19일, 20일 이틀짜리 비행이었다.손님들도 착하고 예전에 만난 착한 모로칸애랑 같이 비행하기도 하고,애들도 다 괜찮고 특히나 도착해서 스카이바 갈 생각에 신나있었는데... 디센트Descent(하강)에서 갑자기 귀가 너무 아픈거다.처음엔 그냥 귀가 막히더니 점점 칼로 찌르는 듯한 고통이....오죽했으면 부사무장한테 인터폰 쳐서 귀가 너무 아프다고 호소했을까.거의 울 뻔했다 진짜.랜딩하고서도 귀가 뚫리지 않고 아픔도 가시지 않았다.나말고 비지니스 크루애도 똑같은 증상.감기 걸려서 코막힌 상태에서 비행기를 타면 기압 때문에 조절이 안 되서 그럴 수 있단다.비행 6개월만에 처음 겪는 일에 놀랐다 진짜. 근데 문제는 호텔 와서도 거의 6시간 동안 계속 귀가 막혀있고 아픈게 아..

비행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다 잊게 해준 속 깊은 그 한마디.

다들 힘들다 힘들다 말하는 런던 비행. 브리핑에서 보니 이코노미를 책임지는 태국인 부사무장의 첫인상도 그리 좋지 않았고 이코노미 크루 중에 인도애들 두명. 한명은 첫 오퍼레이팅, 다른 한명은 세번째 오퍼레이팅.. 그렇게 걱정하며 런던 비행이 시작되었다. 모 아니면 도인 타이 크루들, 부사무장은 오히려 릴렉스 릴렉스 하며 부드럽게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고, 왠만하면 4-5명이 일하는 이코노미에 나까지 6명이었고 심지어 난 추가 크루로 투입되어 담당구역도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었다. 언제나처럼 빈자리 하나 없이 풀로 찬 이코노미였지만 크루가 많으니 서비스도 빨리빨리 진행되고 압박 주는 사람이 없으니 편하게 일했고 밤비행이라 승객들도 다 자는 바람에 오히려 시간이 남았다. 내 이름 발음하기 힘드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