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712-14, DUB.
비지니스 클래스 트레이닝을 앞두고, 이코노미 크루로써의 마지막 비행.
대미는 바로 더블린 비행이었다.
보통 더블린 비행은 대부분이 아이리쉬 혹은 유러피안이기 때문에
비행 자체도 쉽고, 더블린 자체도 좋아해서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웬걸.
승객들이 다 타기 전엔 승객 프로파일을 알 수 없는 법.
이코노미 최고 사번이라 언제나 갤리였는데 그날따라 스페셜밀이 너무 많은 거다.
대한항공에서는 특별기내식이라 부르는데,
건강, 종교, 연령 등의 이유로 정규기내식을 드시지 못하는 승객을 위해 요청에 따라 제공된다.
이 스페셜밀을 신청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로 인디언이다...
그 날의 스페셜밀은 90개였다.......
그중에 반이 차일드밀......
심지어 스페셜밀 종류, 승객의 이름과 좌석번호를 쓰는 텐트카드도 수량부족으로 실리지 않았다.
Nanny Kit를 꺼내 종이와 가위로 직접 40개 넘는 카드를 만들어야했다...
물론 앞뒤 다 짜르고 좌석번호만 적어넣었지만.
다행히 부사무장이 똑똑하진 않아도 준비를 열심히 해오는 스타일이었고,
내가 1년 넘게 갤리를 한 탓에 무난히 지나갈 수 있었다.
만약 할리왈리인 부사무장이었다면
혹은 나에게 다 떠넘기는 부사무장이었다면
혹은 그냥 멍청한 부사무장이었다면
과연 이 상황을 잘 해결해낼 수 있었을까?
그렇게 내 마지막 이코노미 라이프는 부사무장의 recognition 을 받으며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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