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가봤니/2015 미코노스, 그리스

여자 둘이 떠난 3박 4일 그리스 미코노스 여행기 5.

EY.Gia 2015. 5. 24. 10:34



여자 둘이 떠난 3박 4일 그리스 미코노스 여행기 5.


3월 17일-22일, 2015년.


그 마지막 포스팅.



그렇다. 원래의 일정은 21일 까지였다.

하지만 22일까지로 변한 이유?

이건 아마도 승무원들의 아이디티켓 비하인드 스토리로 이어진다...



21일 오전, 미코노스-아테네 항공권을 아이디티켓으로 끊었다.

아이디티켓은, 항공사 직원들의 최대 혜택 중 하나인 할인 항공권.

자사 항공기를 이용하면 가장 많이 할인을 받지만, 

제드라고 해서 계약 체결이 되어있는 다른 항공사 티켓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여기까진 완벽하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으니...

우리가 구매하는 이 티켓은 스탠바이티켓이라는 점.

좌석이 남으면 타는거고 안 남으면 못 타는거다...

짐 다 싸고 공항 가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할 수도 있다는 거....

그래서 미코노스 올 때에도 가슴 졸이다 겨우 점싯타고 온건데, 돌아갈 때에도 문제가 생겼다.

허니는 혹시 모른다며 거의 두배 넘는 가격의 풀페이 티켓을 사서 바로 체크인을 했는데,

완전 풀부킹에 점싯에 다른 칵핏크루까지 타고 있다는 소식...




혹시 모를 노쇼를 초조히 기다리는데...

마지막에 어떤 사람이 풀페이로 티켓을 사버리는 것 같더니-

그 사람을 마지막으로 결국 비행기 문이 닫히고 말았다.



아테네 가는 비행기는 하루에 달랑 한대.

수중에 남은 현금은 20유로 조금 넘고, 

데빗카드에 남은 돈은 다음 여행인 이집트에서 쓸 거 생각하면 거의 쓰지도 못하고-

당장 나는 내일 이집트로 떠날 비행기를 타야하고...

멘붕 상태에서 몇분간 벗어나질 못하다 일단 인터넷이 되는 공항 맞은편 카페를 찾아갔다.

페리 시간을 확인했다.




두시간 뒤에 아테네로 가는 페리가 있다.

비행기로 가면 40분 걸리는 거리인데.. 페리타고는 6시간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ㅜㅜ

내일도 한대 뿐인 아테네행 비행기가 풀북이 아닐거라 장담도 못하는 데다

그걸 타면 이집트 여행에도 차질이 생긴다. ㅠㅠ

무조건 내일 열두시 전엔 아부다비에 도착해야해.





환승 노선으로 알아보니 이런 경로가 나왔다.

제드로 에게안항공 타고 베이루트 가서 베이루트에서 아부다비행 에티하드항공편을 타는 것.

도착시간은 오전 9시 10분, 집에가서 씻고 짐챙겨서 1시에 이집트행 비행기를 타고 나갈 시간은 된다.

사막에 떨어져도 살아남을 방법은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카페에서 나와 페리 선착장으로 가려고 택시를 잡으려는데..

왠걸, 하루에 비행기가 한대인데다가 이미 비행기 도착하고 출발한지 오래되다 보니 택시가 없다..

페리는 탈 수 있는 거겠지? 걱정하는데.. 익숙한 차가 내 앞에 멈춰선다.


읭??

친절했던 우리 숙소주인아저씨!!

비행기는 못 탔어도, 내 운이 그렇게 최악은 아닌가보다.

여기서 뭐하냐고 하길래 다짜고짜 페리 선착장까지 태워줄 수 있냐고 물었다.

일단 차를 타고서 아저씨한테 나의 서러운 썰을 들려주었다..ㅠㅠ

그렇게 아저씨가 선착장까지 데려다 주셨고, 나는 오늘 말고 내년에 다시 보자며 인사를 했다..

설마 페리도 못 타겠냐며..ㅋㅋㅋㅋㅋ





카드로 해서 1유로인가 2유로 수수료가 있었다.

성이 Jung로 나와서 내 여권이름이랑 다르다했더니 상관 없다고 했다.





딱정벌레처럼 생긴 예쁜 차, 그리고 바다.

그래, 이 와중에도 풍경 구경은 해야지ㅋㅋㅋㅋ






여기서 나는 또다른 고마운 사람들을 만났다.

아시안 애들이 서있길래 봤더니 중국애들!

이 중국애들은 

비수기라 사람 없는 미코노스에서 중국어 들어서 한번 놀라고,

그 중국어가 외국인이 하는 중국어라 두번 놀라고,

추리한 차림새의 이 여자가 승무원이라는 말에 세번 놀라고,

비행기를 못 탔다는 사실에 네번 놀랐다...

이 아이들도 아테네까지 간다고 해서 함께 앞으로의 6시간을 보내기로!





우리가 탈 블루스타 페리 도착!




승객들 내릴 때까지 기다리면서 바다 반대편 사진 찍기 ㅋㅋ



그럼 블루스타 페리 내부를 공개합니다 ;)



화면 가운데 멀리있는 모니터 쪽이 입구 쪽!





위의 사진과 연결되는 매점! 그리고 같은 아주머니..ㅋㅋㅋㅋㅋㅋ






모 비행기를 연상시키는 3-3-3 좌석 구조 ㅋㅋㅋ

여기는 먼저 자리 잡는 사람이 임자라서 일단 넷이 인당 한줄씩 창가쪽 자리 잡고 보자 하며 자리잡기.

애들한테 가방 봐달라고 하고 뒤쪽 구경-





선내 푸드코트.





2층 덱.




그리고 그 옆의 바.




드디어 출발하는 아테네행 페리!

잘있어 미코노스-




다시 올땐 아테네-미코노스 구간은 꼭 미리 풀페이 티켓 사놓을께.....

미리 사두면 스탭티켓으로 할인 받은 거보다 싸니까...ㅠㅠ





배고프니 푸드코트에서 샌드위치 하나 사먹고.

눈도 잠깐 붙였다가 애들이랑 수다도 떨었다가 선내 산책좀 하다가 보니 어느새 아테네에 도착했다.

공항까진 어떻게 가야되나 하고 있는데 발빠른 중국언니가 여기저기 물어보더니 공항버스 정류장 정보를 겟!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나를 데려가더니, 저기오는 저 버스라며 나를 냅다 태워버림ㅋㅋㅋ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그렇게 중국애들과 헤어졌다.




공항까지는 5유로!

한시간 정도 걸려서 공항으로.

베이루트 가는 것도 못 탈까봐 조마조마 했는데, 다행히 자리가 많이 남아서 티켓을 바로 받았다.

진짜 어찌나 피곤했던지 타자마자 딥슬립.

그와중에 기내식은 먹겠다며 조금 먹다 또 자고 ㅋㅋㅋㅋ

7시간이 눈 깜짝할 새에 지나 베이루트 도착.

환승 게이트에서 또 조마조마하며 기다렸다가 무사히 티켓 받고-

그렇게 힘들게 아부다비로 도착했다....



이집트 여행 중에 생일이 끼어있어서, 미리 챙겨준다고 케익들고 등장한 내 베푸 수♥

피곤하고 힘들어도 이거 먹고 힘내서 이집트 잘 다녀올게 ;))



이렇게 말많고 탈많은 그리스 미코노스 여행기 끝!!!!!



(이집트는 언제 다 올리지.... 비행얘긴 또 언제 올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