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ihad Crew ;)/비행이야기

베트남에서의 병가, 데드헤딩으로 돌아오다.

EY.Gia 2015. 1. 24. 17:31


150119-21, SGN.


원래는 19일, 20일 이틀짜리 비행이었다.

손님들도 착하고 예전에 만난 착한 모로칸애랑 같이 비행하기도 하고,

애들도 다 괜찮고 특히나 도착해서 스카이바 갈 생각에 신나있었는데...


디센트Descent(하강)에서 갑자기 귀가 너무 아픈거다.

처음엔 그냥 귀가 막히더니 점점 칼로 찌르는 듯한 고통이....

오죽했으면 부사무장한테 인터폰 쳐서 귀가 너무 아프다고 호소했을까.

거의 울 뻔했다 진짜.

랜딩하고서도 귀가 뚫리지 않고 아픔도 가시지 않았다.

나말고 비지니스 크루애도 똑같은 증상.

감기 걸려서 코막힌 상태에서 비행기를 타면 기압 때문에 조절이 안 되서 그럴 수 있단다.

비행 6개월만에 처음 겪는 일에 놀랐다 진짜.


근데 문제는 호텔 와서도 거의 6시간 동안 계속 귀가 막혀있고 아픈게 아닌가.

물론 디센트 때보단 덜 했지만 아무래도 이건 안될 거 같아서 사무장한테 보고하고,

레이오버 콜식 프로시져를 전달받았다.

의료팀에 전화하니 베트남은 하우스닥터가 불가능한 지역이라 직접 클리닉을 가야된단다.

다행히 호텔에서 10분거리 였고, 다음날 클리닉을 방문했더니 귀 상태가 너무 안 좋다며 적어도 일주일의 치료가 필요하단다....

일단 약은 일주일치를 받고 3일뒤에 괜찮으면 다시 오라는 얘기를 듣고 호텔로 돌아왔다.

의료팀 연락기다리면서 사무장한테 상황 설명하고, 나는 결국 하루 더 여기에 머물기로 했다.

같이 온 크루들을 보내고 호텔방에서 룸서비스만 내내 시켜먹으며 먹고 자고를 반복...





베트남 쌀국수 150,000동




Egg plate 조식 120,000동




호박스프 90,000동

시푸드 스프링롤 180,000동




Stir-fried noodle 210,000동

다이어트콜라 55,000동




서로인 스테이크 375,000동


뭔가 단위가 커서 비싸게 느껴질수도 있는데,

저건 택스(15%)미포함 가격이고, 나는 에티하드할인 30% 받아서

나중에 계산할때 보니 5끼 다 합해서 한화 4만원도 안나옴!!!!!

왠만한 유럽 호텔 한끼 식사 값...

진짜 베트남 물가 짱짱! 음식도 맛있고-

호텔 룸서비스가 이런데 밖에 나가서 먹으면 얼마나 쌀까 ㅋㅋㅋㅋ



참, 레이오버에서 콜식(병가) 내면 더 머물게된 시간만큼 Layover allowance 도 나온다.

물론 방값도 내가 안 내고.

여기 저기 연락하느라 쓴 전화비도 회사에 신청하면 다 돌려받을 수 있다!

사무장은 하루 3끼 식사값도 받을 수 있다는데 그건 예전 일이라 지금은 확실한지 모르겠고-

어쨌든 (당연한 걸지도 모르지만) 역시 에티하드 복지 짱짱. 



그리고 다음날, 드디어 귀가 뚫렸고 아직 살짝 아프지만, 아부다비로 돌아갈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래도 환자이기 때문에 데드헤딩Deadheading으로 돌아간다.

유니폼 입고 같이 비행기 탑승하지만, 승객으로 좌석을 배정받아 돌아가는.

좌석이 여유가 있었는지 운 좋게도 비지니스 배정을 받았다!!

8개월 만에 처음 타보는 비지니스 ㅠㅅㅠ..




저 스프 너무 맛있었다... 완전 감동

나중에 한잠 자고 일어나서 또 달라해서 또 먹음 ㅋㅋㅋㅋ





아이스크림마저도 고급스럽다니...

예전 런던비행에서 한국손님이 브리티쉬에어 퍼스트보다 에티하드 비지니스가 훨씬 낫다는 말이 떠올랐다.

에티하드부심 ㅋㅋㅋㅋ


좌석에 마사지 기능도 있고, 버튼하나로 침대처럼 만들거나 가장 편안한 각도로 만들어준다.

하도 베트남에서 많이 자서 못 자고 할 거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왠걸,

밥먹고 타이타닉 보다가 졸려서 한숨 자고 일어나서 스프 한그릇 더 먹고 커피한잔하고 타이타닉이 거의 끝나갈 무렵

딱 맞춰 아부다비로 하강 시작.


또 귀 아플까 무서워서 핫타월에 물에 껌에 만반의 준비를 해놓고

핫타월로 귀를 감싼채로 내려왔다.

다행히 막히기만 하고 아프진 않더라..


다음날 회사 메디컬 센터 갔더니 아직도 귀에 압력이 너무 높다고

많이 좋아졌지만 비행은 안하는게 좋다고 3일 식리브를 줬다.

오늘이 식리브 마지막 날이고 내일은 오프.

그다음날 인도 턴인데.. 아무래도 턴 안가는게 나을 듯한 예감 ㅠㅠ..

아직 귀에 압박이 느껴지고 가끔 막힌다.

비행하면 귀 많이 약해진다던데.

조심해야겠다.. ㅠㅠ


이번 일로 진짜 건강관리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 콜씩 낼까말까 할 땐 무조건 내야한다는 것도..

땅에선 그냥 약간 아픈거라도 비행기 타면 훨씬 심각해지니까 ;(